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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쪽같은 하루
[그리워하는 삶] 오래오래 살아줘 – 엄마, 어쩌지. 나도 결국 울보가 되어버렸어. 본문
[그리워하는 삶] 오래오래 살아줘 – 엄마, 어쩌지. 나도 결국 울보가 되어버렸어.
어젯밤, 이상한 꿈을 꿨다. 평균 수명에 관한 꿈이었다.
아무런 맥락도, 과학적 근거도 없는 설정. 그 출발점은 “요즘 시대 평균 수명은 82세”라는 것이었다.
하얀 가운을 입고, 두꺼운 실험실 안경을 쓴 박사가 내게 다가왔다. 그리고 아무도 듣지 못하게, 내 귀에 속삭였다.
“사실 평균 수명 82세는 보여주기용이야. 우리는 65세를 인간 방전 나이로 설정하고 있어.”
꿈속에서 만난 박사는 사람의 생애 시간을 조절하는 사람이었다.
기분이 찜찜한 아침이었다. 왜 그런 꿈을 꿨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전날 밤 조선 왕들의 사인(死因)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잤다.
에잇, 나는 꿈에서도 몽상가인가 보다. 몽상가답게, 성격 유형 테스트를 자주 하는데 가끔 이런 문항이 등장한다.
‘평소 죽음에 대해 자주 생각하는가?’ 나의 대답은 늘 ‘그렇다’이다.
어렸을 때부터 소중한 이의 생의 종결을 자주 겪었다.
그 때문인지, 죽음으로 인한 부재는 내 삶을 관통하는 오래된 고민이자 숙제이다.
오늘이라는 시간을, 이 주어진 하루를 어떻게 채워야 할까.
스스로에게 무거운 질문을 던지고, 종종 그 무게에 눌려 잠을 쉬이 이루지 못한다.
어떤 밤에는 소중한 사람의 부재를 상상하다 괜스레 울적해진다.
주로 엄마의 육신이 이 세상에 사라졌을 때를 앞당겨 걱정한다.
우리 엄마는 굉장한 울보다.
엄마가 우는 모습을 수도 없이 보고 자라서일까.
어느 순간부터 엄마의 눈물에 무뎌진 걸로 모자라, 때로는 내가 엄마 눈에서 눈물을 뽑기도 했다.
특히 엄마는 간혹, 아니 자주, 엄마의 엄마—그러니까 외할머니의 영정 사진을 끌어안고 대성통곡한다.
“또 운다. 우리 엄마 또 유난이네.”
“할머니가 보고 싶은가 보다. 근데 이모는 우는 거 본 적이 없는데?”
어릴 적, 엄마의 눈물은 뜻을 관철 시키기 위한 무기 같았고 ‘우는 건 약한 사람이나 하는 것’이라고 여겼다.
그래서 동생들과 시시덕거리며 엄마를 놀리기도 했다.
나는 엄마처럼 울보가 되지 않겠다고 수없이 다짐했다.
그랬던 내가 오랜 시간 엄마와 멀리 떨어져 살면서, 처음으로 엄마의 눈물을 조금씩 이해하게 됐다.
엄마의 따뜻한 밥상이 없는 일상은 공허했다.
내 마음에 커다란 싱크홀이 생긴 것 같았다.
어느 날, 문득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져서 혼자 방 안에서 엉엉 울다가 전화를 걸었다.
‘먼저 전화 한 번도 안 하면서 웬일이냐’ 타박할 땐 언제고, 젖은 목소리로 딸이 울음을 토해내자 엄마의 다정한 목소리도 떨려온다.
느껴진다. 우리 엄마 가슴이 철렁했구나.
나는 보고 싶으면 전화해서 울 수 있는 엄마가 있어 다행이다.
멀쩡히 살아 숨 쉬는 엄마도 이렇게 보고 싶은데, 나의 엄마는 ‘엄마’를 더는 볼 수 없으니 얼마나 그리울까.
엄마의 생일, 할머니의 생신과 기일, 혹은 어느 날 불쑥—문을 닫고 울던 엄마의 뒷모습이 자꾸 떠오른다.
숨넘어갈듯 서럽던 울음소리, 떨리는 어깨.
그 작은 어깨로 나를 안고, 내가 아플 땐 밤새 이마를 짚던 엄마 역시 누군가의 딸이었다.
엄마이기 이전에, 오래도록 누군가의 ‘작은 아이’라는걸 이제야 알았다.
그러니까 세상 모든 엄마들의 내면에는 어른이 되기 이전의 작은 아이가 숨어있다는 거다.
내가 조금만 더 일찍 태어났다면, 조금만 더 일찍 철이 들었다면, 조금만 돈이 더 많았다면, 그 작은 아이를 더 꽉 안아줄 수 있었을까.
누군가의 품에서, 작고 여린 딸이었던 나의 울보 엄마는 어느덧 앞자리 숫자 6을 향하고 있다.
어젯밤 꿈속의 박사가 말했던 인간 방전 나이, 65세에 점점 가까워진다.
나는 아직 엄마 사랑의 반의반도 갚지 못했다.
그러니 제발, 꿈에서 만난 악독한 박사가 말한 인간 방전 나이 65세는 가소롭다는 듯 무시하고 건강하게 더 오래오래 내 곁에 있어줘.
누군가의 딸을 빌려 엄마로 쓰고 있는 우리 4남매. 외할머니의 딸, 우리 엄마.
그리움은 세대를 타고 흘러, 나도 언젠가는 엄마를 그렇게 그리워하게 되겠지.
그 순간이 벌써 두려운 나는 먹먹해지다가 이내 울컥해 엉엉 울기도 한다.
나를 만든 엄마는 어느새, 나의 눈물 버튼이 되었다.
아휴 엄마, 어쩌지. 나도 결국 울보가 되어버렸어. 그러니까 할머니, 할머니 딸 조금만 더 오래 빌릴게요.
어? 맞다. 그런데, 죽음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있나…? 있다면 대답해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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